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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가서 버스를 12시간 동안 타볼 수 있을까?

아침 8시에 벤쿠버역에 도착했다.

민박집을 찾아가기 위해 버스를 탔다.

버스 요금을 내며 운전기사분께 내가 내릴곳을 말해주며 도착할때쯤 알려달라고 했는데,

버스안에 led전광판을 가르키며 저걸 보면 된다고했다.

다행히 음성안내까지 나와서 잘못내릴일은 없었다.

민박집에 도착해서 아저씨가 다운타운에 갈 수 있는 방법과 볼만한곳 몇곳을 추천해 주셨다.

민박집에 있는 컴퓨터로 다운타운에서 구경할곳을 검색해봤다.

대략 Gastown의 증기시계, 하버센터타워, Robson St., 한인마트(한아름마트), Stanly Park, 차이나타운

정도가 있었는데 여기와서 한인마트 갈일은 없으니 빼고, 차이나타운도 제외한 나머지를 가보기로 했다.

(관광지는 블로그를 검색해서 찾고, 구글 지도로 길 이름과 버스 노선을 찾았다)

아침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민박집 아저씨가 너구리 라면을 박스채 싸온 다른 여행객들에게

불쌍하데하나 주라고 해서 그걸 낼름 받아 아침으로 때웠다.




11시 5분. 민박집 근처의 스카이 트레인 역(Marine Drive)으로 향했다.

역사는 1층에 표파는 기계가 있고 2층에 플랫폼이 있는 간결한 구조였다.

신기한건 어디에도 개찰구가 없고, 표를 확인하는 직원도 없었다.

표에 전자칩같은게 달려 있는줄 알았는데 뽑아보니 그냥 종이였다.

열차는 무인으로 움직여서 앞, 뒤로 큰 유리가 있어 밖을 구경하기 좋았는데

스카이 트레인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다운타운에서는 모두 지하로만 다녔다.




안타깝게 구글 지도에는 스카이 트레인의 노선이 나와 있지 않아서

생각했던것과 다른 역에서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지도에서 봤던곳과 영 다른 곳에 내려버리니 방향을 찾지 못해서

엉뚱한곳으로 한참갔다가 물어서 다시 길을 찾아갔다.




Robson St.을 찾아오니 옆에 한아름마트가 있어서

들어가보니는 했는데 그냥 조금 큰 동네 슈퍼 정도여서 한바퀴 휙 둘러보고 나왔다.

Robson St.을 둘러볼까 했는데 거리가 길기도 엄청길고

막상 와보니 그냥 우리나라 명동같은 곳이라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해서

바로 앞에 보이는 하버센터타워로 향했다.




뒷골목을 지나쳐 하버센터타워에 도착했다.

지하로 한층 내려가면 로비 중앙에 엘리베이터가 2기 있고

그 사이에 작은 데스크가 있었다.

데스크 뒷쪽 벽에 가격표가 있는데 어른은 20$, 학생은 10$라고 적혀있었다.

처음에 직원이 20$를 내라고 하길래 깜짝 놀라서

국제학생증을 보여주니 12$라고 한다.

저기엔 10$라고 적혀있다고 했는데 잘못된거란다.

어쨌든 12$를 내고 엘리베이터를 타면 전망대로 바로 올라갔다.




전망대에는 사람이 나를 포함해서 3~4명 밖에 없었다.

맘같아서는 한바퀴 돌면서 파노라마로 찍고 싶었는데 메모리가 부족했다.




바로 밑으로 오페라 하우스도 보이고 바다 건너편에 항구도 보였다.




Gastown도 하버센터타워 바로 아래에 보였다.




벤쿠버 동계 올림픽 계,폐막식이 열렸던 BC place도 보인다.

12$가 아까워서 몇바퀴를 돌다가 내려왔다.




steamclock을 찾아 가자마자 증기를 내뿜으며 노래가 나오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안을 들여보면 복잡하게 얽힌 기계들이 돌아가고있었다.

여기도 더 걸어다니기 귀찮아서 바로 버스를 타고 Stanly Park로 향했다.




공원에 도착해서 자전거를 빌릴 생각에 공원 안내 지도를 찾아봤는데

공원 한참 밖에 위치해 있었다.

갈까말까 한참 고민하다가 귀찮기도 하고 천천히 걸어보는것도 괜찮을것 같아

걸어보기로 했다.




날씨만 좋으면 더 멋있었을텐데 너무 우중충했다.




한참 많이 걸었다고 생각해서 버스 정류장으로 돌아가는데

흡사 쥬라기공원에 나올법한 풍경과 아침에 내린 비로 배가된 흙과 나무 냄새가코를 찔렀다.

그런데 샛길을빠져 나오니 아까 출발했던 그곳으로 돌아왔다.

허탈했지만 평소에 걷는걸 싫어해서 더 걷는건 포기하고 버스를 타고 민박집으로 돌아왔다.

시간이 남아서 민박집 아저씨가 알려준 마트에가서 내가 먹을 메이플시럽 한병과 피클 한병을 샀다.

민박집에서 컴퓨터를 하면서 시간을 때우고 있다가

민박집 수리를 하던 인부 아저씨가 라면을 하나 던져줘서 낼름 받아 저녁으로 먹어치웠다.

다음날 아침.

8시에 알람이 울렸고,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침대에서 일어났다.

가방을 싸서 스카이 트레인을 타고 공항으로 갔다.




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 의자에 앉아 멍하게 있는데

경찰이 자전거를 타고 공항 안을 돌아다니는게 보였다.

우와.




비행기는 망망대해 위를 11시간을 날았고,

우리나라 해안선이 눈에 들어왔다.


벤쿠버에서. 끝.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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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ke8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