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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가서 버스를 12시간 동안 타볼 수 있을까?

아침 8시에 벤쿠버역에 도착했다.

민박집을 찾아가기 위해 버스를 탔다.

버스 요금을 내며 운전기사분께 내가 내릴곳을 말해주며 도착할때쯤 알려달라고 했는데,

버스안에 led전광판을 가르키며 저걸 보면 된다고했다.

다행히 음성안내까지 나와서 잘못내릴일은 없었다.

민박집에 도착해서 아저씨가 다운타운에 갈 수 있는 방법과 볼만한곳 몇곳을 추천해 주셨다.

민박집에 있는 컴퓨터로 다운타운에서 구경할곳을 검색해봤다.

대략 Gastown의 증기시계, 하버센터타워, Robson St., 한인마트(한아름마트), Stanly Park, 차이나타운

정도가 있었는데 여기와서 한인마트 갈일은 없으니 빼고, 차이나타운도 제외한 나머지를 가보기로 했다.

(관광지는 블로그를 검색해서 찾고, 구글 지도로 길 이름과 버스 노선을 찾았다)

아침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민박집 아저씨가 너구리 라면을 박스채 싸온 다른 여행객들에게

불쌍하데하나 주라고 해서 그걸 낼름 받아 아침으로 때웠다.




11시 5분. 민박집 근처의 스카이 트레인 역(Marine Drive)으로 향했다.

역사는 1층에 표파는 기계가 있고 2층에 플랫폼이 있는 간결한 구조였다.

신기한건 어디에도 개찰구가 없고, 표를 확인하는 직원도 없었다.

표에 전자칩같은게 달려 있는줄 알았는데 뽑아보니 그냥 종이였다.

열차는 무인으로 움직여서 앞, 뒤로 큰 유리가 있어 밖을 구경하기 좋았는데

스카이 트레인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다운타운에서는 모두 지하로만 다녔다.




안타깝게 구글 지도에는 스카이 트레인의 노선이 나와 있지 않아서

생각했던것과 다른 역에서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지도에서 봤던곳과 영 다른 곳에 내려버리니 방향을 찾지 못해서

엉뚱한곳으로 한참갔다가 물어서 다시 길을 찾아갔다.




Robson St.을 찾아오니 옆에 한아름마트가 있어서

들어가보니는 했는데 그냥 조금 큰 동네 슈퍼 정도여서 한바퀴 휙 둘러보고 나왔다.

Robson St.을 둘러볼까 했는데 거리가 길기도 엄청길고

막상 와보니 그냥 우리나라 명동같은 곳이라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해서

바로 앞에 보이는 하버센터타워로 향했다.




뒷골목을 지나쳐 하버센터타워에 도착했다.

지하로 한층 내려가면 로비 중앙에 엘리베이터가 2기 있고

그 사이에 작은 데스크가 있었다.

데스크 뒷쪽 벽에 가격표가 있는데 어른은 20$, 학생은 10$라고 적혀있었다.

처음에 직원이 20$를 내라고 하길래 깜짝 놀라서

국제학생증을 보여주니 12$라고 한다.

저기엔 10$라고 적혀있다고 했는데 잘못된거란다.

어쨌든 12$를 내고 엘리베이터를 타면 전망대로 바로 올라갔다.




전망대에는 사람이 나를 포함해서 3~4명 밖에 없었다.

맘같아서는 한바퀴 돌면서 파노라마로 찍고 싶었는데 메모리가 부족했다.




바로 밑으로 오페라 하우스도 보이고 바다 건너편에 항구도 보였다.




Gastown도 하버센터타워 바로 아래에 보였다.




벤쿠버 동계 올림픽 계,폐막식이 열렸던 BC place도 보인다.

12$가 아까워서 몇바퀴를 돌다가 내려왔다.




steamclock을 찾아 가자마자 증기를 내뿜으며 노래가 나오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안을 들여보면 복잡하게 얽힌 기계들이 돌아가고있었다.

여기도 더 걸어다니기 귀찮아서 바로 버스를 타고 Stanly Park로 향했다.




공원에 도착해서 자전거를 빌릴 생각에 공원 안내 지도를 찾아봤는데

공원 한참 밖에 위치해 있었다.

갈까말까 한참 고민하다가 귀찮기도 하고 천천히 걸어보는것도 괜찮을것 같아

걸어보기로 했다.




날씨만 좋으면 더 멋있었을텐데 너무 우중충했다.




한참 많이 걸었다고 생각해서 버스 정류장으로 돌아가는데

흡사 쥬라기공원에 나올법한 풍경과 아침에 내린 비로 배가된 흙과 나무 냄새가코를 찔렀다.

그런데 샛길을빠져 나오니 아까 출발했던 그곳으로 돌아왔다.

허탈했지만 평소에 걷는걸 싫어해서 더 걷는건 포기하고 버스를 타고 민박집으로 돌아왔다.

시간이 남아서 민박집 아저씨가 알려준 마트에가서 내가 먹을 메이플시럽 한병과 피클 한병을 샀다.

민박집에서 컴퓨터를 하면서 시간을 때우고 있다가

민박집 수리를 하던 인부 아저씨가 라면을 하나 던져줘서 낼름 받아 저녁으로 먹어치웠다.

다음날 아침.

8시에 알람이 울렸고,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침대에서 일어났다.

가방을 싸서 스카이 트레인을 타고 공항으로 갔다.




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 의자에 앉아 멍하게 있는데

경찰이 자전거를 타고 공항 안을 돌아다니는게 보였다.

우와.




비행기는 망망대해 위를 11시간을 날았고,

우리나라 해안선이 눈에 들어왔다.


벤쿠버에서. 끝.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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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ke88 :




저녁 7시 33분. 처칠을 출발한 기차는 아침 6시 35분 Gillam역에 도착했다가 7시 20분 다시 출발했다.

아침 8시 42분. liford역에 몇 명이 내리고 탔다.

기차안이 건조해서 입술이 텄는데 피맛이 꽤나 비릿하다.

아침 9시가 넘어 아줌마가 주신 빵으로 간단히 요기를 했다.

10시 55분. Pikwetenei에서 사람만 태우고 곧장 출발한다.

오후 1시 3분. 톰슨에 도착했다.




처칠에 있을때톰슨에 뭐가 있는지 찾아봤었는데 가볼만한곳도 없고,

도착했을때 눈이 꽤 내리고 있어서

역안에 있는 직원에게 택시를 불러달라고 한 뒤 택시를 타고 시내 가운데에 있는 맥도날드로 갔다. (택시 기본료 4.4$)

햄버거를 주문하는데 분명 보이는 영어 그대로를 읽었것만 도대체 알아 듣지를 못한다.

3번, 4번 얘기해도 못알아 듣자 직원이 답답한지 메뉴 이름 옆에 있는 번호를 얘기하라고 했다.

그렇게 메뉴 번호를 말하고서야 햄버거를 살 수 있었다. (8.28$, 택스포함)




톰슨에서 위니펙으로 가는 버스는 밤 10시. 9시간을 기다려야했다.

날이나 좋으면 밖에 돌아다니기라도 해볼텐데 날이 흐려 마땅치 않았다.




햄버거를 먹고 심심해서 이번 여행기간동안 이동시간과 대기시간을 계산해봤는데

이동시간이 6일 4시간, 대기시간이 하루가까이다.

빌어먹을. 관광하는 날보다 더 많다.

시베리아 대륙 횡단 열차 타려는 사람은 도시락 싸들고 말리고싶다.




오후 4시 45분. 맥도날드를나와 편의점으로 가려는데

길에 쌓인 눈이 많아서 캐리어가 바퀴로 굴러가는게 아니라 썰매마냥 질질끌렸다.

들고가나 끌고가나 마찬가지였다.

그때 차를 타고 가던 어떤 가족이 차를 세우고 태워주겠다고했다.

차에 올라타는데 먼저 자신들을 소개하길래 나도 내 이름과 세미 이름을 말해주는데

내 이름을 듣고 어떻게 불러야하는지 몰라서 주춤하는게 느껴졌다.

오후 5시 35분. 택시(택시 기본료 4$)를 타고 그레이 하운드 버스 터미널에 도착했는데 문이 닫혀있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오후 6시가 되야 연다고해서

다시 택시를 타고 시내안에 있는 Tim hortons으로 왔다.

밖에서 기다릴수도 있겠지만 바람도 많이 불고 눈도 내려서 처칠보다 추웠다.

(대도시가 아닌 작은 마을은 기차역도 그렇고 그레이 하운드 버스 정류장도 차편에 맞춰 열고 닫으므로 주의해야했다)




동전도 처리할겸 공익 후임이 말한 iced capp을 한잔 사마셨다.

맛은 커피맛 슬러쉬같았다.

또 마냥 앉아 시간이 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너무 지겨워서 돈은 안줘도 되니 일좀 시켜달라고 하고싶을 정도였다.

저녁 8시 30분. 밖엔 아직도 눈을 치우는 페이로더가 돌아다니고 있다.




밤 9시 30분. 택시를 타고 버스 정거장에 도착했다. (톰슨의 택시는 중국의 택시만큼 구질구질했다)

바깥날씨는 처칠보다 훨씬 추웠다.

사진을 찍으려고 장갑을 잠깐 벗었는데도 손이 얼어버릴것 같았다.

정거장 안에는15명 정도의사람들이저마다 한자리씩 차지하고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떨리는 마음으로 매표소에 예약 번호가 적힌 종이를 건냈다.

직원 아줌마의 인상이 무섭게생긴데다, 혹시 안해주는거 아닌가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별말없이 표를 주셨다.




예약했던 날짜와일정이 바뀌었기 때문에15$를 더 내야했는데,

검표하시던 운전기사 아저씨가 그냥 타도 된다고 하셨다.

거저 돈번 기분이다.

버스는 밤 10시 5분 출발했다.




버스가 출발하고 곧 잠에 들었다가 버스가 속도를 줄이길래 잠에서 깼다.

휴게소나 정류장인가 했는데 바깥에 아무것도 없었다.

무슨일이가 했는데 버스 기사가 버스가 고장났다고 한다.

시간을 확인해보니 밤 11시 였다.

어쨌든 다른 버스가 오고 있다고 했는데,

행여나더 멀리 갔을때 버스가 고장났으면 한참을 기다려야 할뻔했다.

다시 출발한 버스는 가로등도 없고 주변에 불빛 하나도 없는 밤길을

오로지 헤드라이트 하나만 의지해서 빠르게 달렸다. 그것도 눈길을.




버스안에 화장실이 있긴 했지만

중간중간 휴게소에 들러 갔다.

아침 8시 13분. 날이 밝아 오고 길가에 집이 한두채씩 보여서

핸드폰을 켜보니 안테나가 1~2개 정도 잡히기 시작했다.

아침 8시 55분. 스케줄보다 1시간 50분이나 더 걸려

위니펙 공항 바로 앞에 있는 위니펙 그레이 하운드 버스 터미널에 도착했다.




위니펙에도 눈이 내리고있었다.

버스 정거장 안에 있는 안내판에서 버스 노선을 찾아서

시내로 가기로 했다.




버스가 정류소 앞에 서있었는데 기사는 없어서 사진을 찍으면서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뒤 기사가 와서 문을 열길래 세미는 먼저 버스에 오르고

난 이 사진을 찍고 카메라를 가방에 넣은뒤 버스로 향하는데

버스가 갑자기 문을 닫고 그대로 출발해 버렸다.

캐리어에 배낭까지 매고 몸은 무거운데 버스는 급출발에 가까울 정도로

갑자기 출발해버리니 당황해서 따라잡지도 못하고 버스 뒷꽁무니만 쳐다봤다.

생각지도 못한 황당한 상황에실소가 터져나왔다.

혹시나 세미가 알고 버스를 멈추게 해줄까 싶었는데 버스는 코너를 돌아 그대로 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다음에 오는 버스를 타고 갈까했는데 세미가 핸드폰을 꺼둬서

어디서 내릴지도 모르는 상황이였다.

하는수없이 혼자 위니펙역에 가서 기다려야 했다.

버스를 타고 갈까했는데 버스 노선표에서 도저히 역까지 가는 방법을 찾을수가 없어서

공항 앞에 있던 택시를 탔다.

택시 기사가 인도인인지 머리에 터번을 두르고 있었다.

Via rail station가자니까 못알아 들었다. Union station이라 했다가

Via rail station이라 했다가 계속 못알아 들으니 답답했다.

겨우 출발은 했는데 가는길에 기사가 자꾸 뭘 물어보는데 정말 하나도 알아 들을수가 없다.

계속 "sorry?"를 남발하고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그걸 다시 되물어봐도 이해하질 못했다.

결국 기사가 고개를 내저으며 대화하기를 포기해버렸다.

택시가 제대로 간건지 모르겠는데 택시비로 18$이나 나왔다.



기차역에 도착하니 출발까지 2시간 정도가 남았다.

책이나 읽어볼까 했는데 세미 캐리어가 무거워서 바꿔 들어 줘서 책도 없다.

버스에서 하룻밤을 지내보니 기차가 얼마나 좋은지 알게됐다.

무릅이 앞 좌석에 닿는 극악의 좌석배치에 비하면 기차 좌석은 리무진이였다.




손녀의 캐리어를 가저오신게 아닌가 싶은 노부부.




시내에 있는 한인이 운영하는 음식점에서 맛있는 불고기를 먹고 온 세미가 11시쯤 도착했다.

11시 25분. 일반칸 탑승이 시작됐다.

객차안에 들어가보니 처칠갈때와 다르게 승객이 많았다. 가족단위의 승객도 보였다.

처칠갈때 처럼 마주보고 있는 자리에 앉았더니 4인 승객을 위해 자리를 옮겨 달라고했다.

직원이 세미 옆에 같이 앉으라고 했지만 일단은 각자 2열씩 차지하고 앉았다.

표 검사를 하면서 photo ID도 요구했다.

12시 3분. 기차가 재스퍼를 향해 출발했다.




위니펙에서 재스퍼를 갈땐 대도시를 지나가니 풍경이 심심하지 않을꺼라 생각한건 큰 오산이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핸드폰이 불통이 됐다.




오후 1시가 조금 넘은시간. 기차가 멈춰섰다.

김치군 블로그에서눈보라 때문에 기차가 운행못했단걸 봤었는데

혹시 같은 상황이라면 벤쿠버까지 연착되는게 아닌가 걱정됐다.

멈춰선지 30분이나 더 지나서 train traffic 때문이라며 안내 방송이 나왔다.

눈보라가 아니라고 맘을 놓을 수 없는게 벤쿠버까지 가는데 계속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연착은 피할 수 없을것 같았다.

오후 2시 40분이 되어서야 옆 선로로 화물열차가 지나갔다.

(난감하게 선로가 단선이라 반대편에서 기차가오면 복선 구간에서 마냥 기다려야 했다)

그런데 다시 출발한 기차가 약 2km 정도 갔다가 또 정차했다가 3시에 다시 출발했다.

그리고 3시 30분. 이번엔 traffic signal 문제라며 5분 가량 정차했다가 출발했다.




위니펙에서 벤쿠버구간의 기차에는 돔카가 있다.

록키산맥을 지나기 때문에 바깥 구경을 위해 있는것 같다.

(기관차 2량, 화물칸 1량, 코치칸 1량, 돔칸 1량, 식당칸 1량, 슬리퍼칸 4량, 돔칸 1량)




달리는 기차는 눈보라를 일으키며 달려갔다.




기찻길 옆에 늘어서있던 난쟁이 전봇대




이후에도 몇번이나 기차는 멈췄다 출발했다를 반복했다.

그래도 이 노선이 캐나다를 동에서 서로 가로지르는 주요 노선이여서 그런지

히터는잘나와서 약간 덥게 느껴졌다.


기차안을 서성거리다가 저녁 메뉴가 적혀있는 종이가 기차 벽 한쪽에 붙어 있는걸 봤다.

가격이 무려 20$, 25$, 28$, 30$씩 한다.

나중에 저녁 식사가 제공된다고 안내방송이 나와도 내가 탄 코치칸의 대부분 사람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둘러보니 직접 가저온 빵, 과자, 과일등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있었다.

기차에서 제공하는 저녁식사를 사먹는 사람들은 대부분 슬리퍼칸 이용자들일까?

나도 간단히 저녁을 해결하려고 돔칸 아래에 있는 매점(이라기엔 정말 간소했지만)에서

구입한 콜라 한캔과 아줌마가 주신 빵을 주머니에 집어넣고 돔칸으로 올라갔다.

코치칸보다 서늘해서 덥지 않아 좋았다.

하늘에 검은 장막이 가리우고 창문넘어로 검음뿐이였지만 그래도 돔칸에선 저 멀리의 불빛이 어렴풋이 보였다.

돔칸에 앉아 있던 몇몇사람들은 이내 좌석으로 돌아갔고, 젊은 사람들은 노트북으로 영화를 보거나

노인분들은 이른 잠에 들었다.




다음날, 드디어 지겨운 풍경을 지나 서서히 도시의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스케줄상으로는 아침 6시 37분에 에드먼튼 역에 도착해야 했지만 8시 10분이 넘어서도 도착하지 못했다.

아무래도 이렇게 계속 연착된채로 벤쿠버까지 갈것같다.

그럼 영락없이 비행기 시간을 맞출수 없을것 같은데, 아무래도 비행기 스케줄을 하루 미뤄야 할것같다.




에드먼튼역에근처에서 또 30분쯤 가만히 서있다가

후진을 해서 오전 9시 17분에 에드먼튼역에 도착했다.

이쯤되니 설명도 안해주고 마냥 멈춰서서 기다리는게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졌다.




사람들이 역에 멈춰서기 무섭게 우르르 내려 역사안으로 들어갔다.

에드먼튼역에서 내리는 사람들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다시 기차로 돌아왔다.

역사안은 안들어가봐서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기차역 너머 저 멀리 에드먼튼 시내가 보였다.

에드먼튼에서는 30분 조금넘게 정차했다.




12시 30분. 재스퍼에 가까워 질수록하늘이 구름 한점 없이 청명했다.




돔카에 가보니 이미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바깥 구경을 하고있었다.

지겹지 않게 풍경이 계속 변했다.




계속 그렇게 바깥 구경을 하고있는데, 앞에 앉아 있던 할아버지가

자신이 제일 좋아 하는곳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얼른 카메라를 키고 창문에 붙어 있으니 정말 멋있는 다리를 넘어갔다.

밑으로는 낭떨어지만큼 깊고 그 아래로 얼어붙은 강줄기가 있었다.

한편으로는 이 노선을 두번이상 타는 사람도 있다는게 신기했다.

다리를 건너서저쪽 도로가에 남자 둘이 보였다.

기차가 지나가는것을 보고있다가,

그 중 한명이 갑자기 뒤를 돌아서 바지를 내려 엉덩이를 보여주는 장난을 쳤다.

그 장면을 본 돔카의 다른 몇몇 사람들 사이에 작은 웃음소리가 터졌다.




기차가 서서히 속도를 줄이기에 또 작은 역에 정차하는줄 알았다.

그런데 간이역은 커녕 아무런 표식도 없는 길가에서 사람을 태웠다.

표값은 기차안에서 낸다치고 도대체 기차에 어떻게 알리고 타는건지 궁금했다.

이 장면을 본 다른 사람들도 신기한듯이 바깥을 구경했다.




얼마 뒤 직원이 돔카에 올라와서

이 기차 노선(할리펙스-벤쿠버)이 세계에서 2번째로 길고, 간단한 노선의 역사(중국인이 만든것 등),

기관차의 속도, 성능. 그리고 길가에 있는 sign의 설명 등을 약 10~15분 가량해줬다.

그런데 부분부분밖에 알아 들을 수 없으니 답답했다.

그리고 이곳도 처칠갈때 처럼 기찻길 옆에 동물 발자국이 온통 나있었는데

고라니인지 사슴인지 새끼 한 마리가 깡총뛰며 숲속으로 달아나는걸 볼수있었다.




오후 3시. 나무 저 넘어로 록키산맥의 자락이 보이기 시작했다.




정면으로 록키산맥의 봉우리들이 구름에 덮여 빛을 받고 있는 모습이

판타지 영화에 나오는 신비한 산처럼 멋있어 보였다.




높은 산맥에 가려 도저히 들어갈수 없을것만 같았던 록키 산맥 안으로 서서히 들어갔다.




산맥 안으로 들어갈수록 기찻길이 굽이굽이 산맥을 따라 돌아갔다.




록키 산맥은 우리나라의 산처럼 산 정상까지 서서히 높아지는게 아니라

갑자기 우뚝 솟아서 압도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였다.




다리도 건너고 터널도 지나간다.




역에 다다랐을때 웬 동물 무리가 한가로이 눈속의 풀을 뜯고있었다.

동물원도 아닌데 길가에서 이렇게야생 동물을 보니정말 신기했다.




스케줄보다 4시간이나 연착되서 5시 정각. 드디어 재스퍼역에 도착했다.

버스와 기차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이라면

기차가 버스보다 좌석의 넓이도 그렇고 편의시설이나 화장실등 편하긴 하지만

속도도 너무 느리고 중간에 몇시간씩 멈춰서 있으면 울화통이 터저 죽을것같았다.


처칠에서 재스퍼까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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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ke88 :




숙소는 기차역에서 5분도 안걸리는 가까운 곳에 있었다.

배가 고픈터여서 아침을 먹을수 있냐고 물어봤더니 원래 첫날은 아침이 안나오지만 주신다고 하셨다.

(숙소는 Bed & Breakfast로 잠자리와 아침식사를 제공해주는 형태다)

(1인, 하룻밤에 택스포함 84$)




1층은 주방과 거실, 주인분들의 방이 있고, 2층에 방 4개와 화장실 한개 있다.

짐을 방에 옮겨두고 샤워를 먼저했다. 따뜻한 물을 적시니 피곤이 한결 풀리는 느낌이다.

아침으로는 빵과 소세지, 파인애플 한 조각이 나왔는데, 파인애플이 내가 먹어본 어떤 것보다 달았다.

밥을 먹으며 얘기를 하는데 아줌마가 자꾸 northern light이 어쩌고 저쩌고 하신다.

난 오로라를 보러왔는데 northern light이뭐길래 자꾸 얘기하나 했다.

나중에 검색해봤는데 북미에선 오로라를 northern light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리고 아줌마가 한국인 여자는 처음 방문했다고하셨는데

나중에 게스트북에 다른 한국인 여자가 써놓은 글이 있었다.

아마 한국인인지 몰랐던 모양이다.




오늘 기온은 영하 -8°c가 조금 안되는데 하루 종일 구름이다.

아침을 먹고 세미는 안나간다고 해서 혼자 마을 구경을 나가보려는데

아줌마가 처칠 안내 책자에서 허드슨베이로 가는 길과

이누이트 박물관을알려주시며 가보라고 하셨다.




주인분들이 키우는 썰매견 중에 한마리인 isobel.

아줌마가 isobel이 나온 잡지와 신문을있다고 하셔서 읽어봤는데

5년전 눈이 멀었다고 소개돼있었다.

아침에 같이 집안에 들어왔을땐 눈이 멀었다고는 전혀 느끼지 못했었다.

여쭤보니바이러스로 인해 눈이 멀었다고 한다.

구글에서 기사를 검색해 보여주시는데 꽤 많은글이 나왔다.

눈은 멀었지만 아직 썰매도 끌수있다고 하셨다.




여행 준비를 하면서 찾아본 블로그에서 이곳날씨가 너무 추워 카메라가 정상 작동을 하지 않을정도라고 했는데

내가 갔을땐 생각한것보다춥지 않았다.




도로가 꽁꽁 얼었는데 체인을 장착한 자동차가 없었다.

온통 평지라 필요없나보다.




도로 공사할때나 볼수있는 장비들이 눈을 치우고 있었다.




허드슨 베이로 가는길에 본 강아지들.




약간 헤매서 도착한 허드슨 베이.




아줌마가 분명히 정말 아름답고 이쁠꺼라고했는데...

분명 바다인데 다 얼어 붙은 뒤눈으로 덮여있었다.

바람소리를 제외하고 한없이적막하고 고요한게 맘에 들긴했다.

나중에 숙소로 돌아가 아줌마가 어땠냐고 물어보는데 도저히 이뻤다고할순없어서

고요하고 조용한게 맘에 들었다니까 무슨 소리 하냐는 표정이셨다.





북극곰 주의 표지판.

북극곰들은 겨울엔 얼어 붙은 바다위를 걸어 북극쪽으로 간다고 한다.

날이 따뜻해지면 처칠로 오는데 그래서 처칠이 북극곰의 수도라고 불리나보다.

숙소쪽으로 돌아오며 이누이트 박물관을 찾았는데 오후 1시에서 4시 30분까지만 열어서 들어가볼 수 없었다.

허드슨 베이에서 박물관까지 거쳐 오며 동네 한바퀴를 다 돌았는데 길에서 본사람이한손으로 꼽을 정도였다.

이 동네 사람들은 다 어디있는지 모르겠다.

간혹 보이는 사람들은 기차역 앞에 있는 마트에서 물건을 사가는 사람들이였다.




잡지에서 찾은 처칠의 여름 사진.

여긴 핸드폰도 안된다. 내 로밍폰 뿐만 아니라 현지 사람들도 핸드폰을 사용 할 수 없어서

아저씨가 사냥을 나가면GPS도 들고 나가서 아줌마가 인터넷으로 위치 확인을 한다고 하셨다.

TV 방송도 딱 한 채널만 나왔다.

인터넷이 되는게 신기할 따름이다.




숙박비에 아침 식사만 포함되어 있기때문에 저녁은나가서 별도로 사먹거나 해야하는데

운이 좋게도 저녁식사에 초대해 주셨다.

저녁 메뉴는토마토 소스를 얻은 마카로니와 빵과 치즈였다.

생소한 음식이 아니여서입맛에 맞지 않는다거나 하진 않았다.

생소하다 해도 현지 음식을 먹어보는 기회도 가지면 좋은거고

식사에 초대해 주시는것만으로도 감사할뿐였다.

처음엔 나와 세미만 있는줄 알았는데 저녁식사를 하러1층에 내려가보니

프랑스인 커플이 있었다.

여자의 이름은 스테파니인데 남자 이름은 #(*_#()@?프랑스 이름은어렵다. (나중에 들어보니 레미(?)라고 부르더라)

그들은이곳에 약 두달 전 자원봉사를 하러 왔다고했다.

어떤자원봉사를 하냐고 물어봤는데 아줌마가 보충설명을 해줘도 처음 듣는 단어라서 뭔지 알수가 없었다.

대충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그리고내 이름을 못알아 듣긴 별반 차이는 없었다.

아저씨는 은이라고 불러줬고 아줌마는 자꾸 권이라고 불렀다.




프랑스인들은 오늘 새벽에 오로라를 봤었다고 해서 기대감이 컸다.

계속창문밖을 보며 하늘을 봤는데 구름이껴있었다.

밤 10시 30분. 밖에 나가서 30분 정도 서성거렸는데 숙소앞 도로에 사람은 커녕

돌아다니는 차도 한대 없고 짐밖으로 세어나오는 말소리도 들리지 않아 무섭도록 고요했다.

어디서 좀비때가 뛰어달려와도 이상하지 않을것같다.

오로라 예보 사이트에도 오늘은 오로라가 활발한 날이 아니라고 했고,

방으로 돌아와 계속 창밖으로 확인을 했으나 볼수없어서 아쉽지만 내일밤을 기약하고잠에 들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창밖을 내다봤다.

젠장. 하늘에 온통 구름이 가득한데다 눈까지 흩날린다.

아침을 먹기전 프랑스인에게 어제 오로라를 봤냐고 물어봤는데

일찍자서 못봤다고 했다.




아침은 10시가 되서 느지막히 먹었다.

에피타이저로 나온건데 빨간 열매는 직접 채취하신거라고 했다.




그리고 팬케익과 계란프라이, 소시지

팬케익에는 곡물도 같이 들어있어서 색다르고 맛도 좋았다.




캐나다에서 제일 먹어보고 싶은게 메이플 시럽이였는데 이때 먹어볼수있었다.

그런데 막상 먹어보니 많이 달진 않았다.

꿀에 비하면 메이플 시럽은 좀 맹탕이랄까? 대신 맛이 깔끔하다.

식사를 끝내고 아줌마가 오늘은 날이 따뜻해서 개썰매를 탈 수 있을꺼라고

나중에 같이 가겠냐고 물어봤는데 개썰매가 1인 94.5$(5 mile)로 10만원에 가까운돈이라

애초에 생각이 없었기에 거절하고 방으로 올라왔다.




이번엔 시간을 맞춰서 이누이트 박물관을 찾았다.




그런데 어째 박물관치고 전시물들이 비교적 근래에 만들어진것 같았다.




대부분의 전시물들이 1900년대 중반이고, 2006년에 만들어진것도 있었다.




박물관을 두리번 거리던도중 찾은 포스터.

조각할때 주의 할점이 적힌 영어 설명옆에 이누이트의 언어로 보이는 글과 조각기 판매 광고.

아마 그들이 이렇게 조각을 해서팔거나 박물관에 기부하는게아닌가싶다.

박물관에 전시물중에 2/3정도가 이런식으로 만들어진 물건들이였다.

조금은 아쉽게 느껴졌다.




체스도 있다.




박물관답게정말 오래된 것들도 있었다.




새끼 손톱보다 약간 더 큰 칼날인데 저걸로 뭘 자를 수 있긴 한가 싶었다.




부적 비슷한 역할을 했던 물건들이란다.




다양한 동물들의 박제도 있다.




이게 바다코끼리인가?

뒤에 북극곰도 있었는데 엄청나게 컸다.




사람 얼굴보다 더 큰 거미.

흡사 에어리언의 새끼(페이스 허거)가 연상된다.




이누이트의 언어가 아닌가싶다.






박물관을 나와 다시 허드슨 베이로 가는길인데 바람이 많이 불었다.

신기한건 생각보다 춥지 않은것이다.

준북극이라길래 밖에 나가면 그냥 얼어 죽는걸로만 알았는데.




이게 inuksuk이란다.

찍을땐 별 생각 없이 찍었는데나중에 벤쿠버 동계 올림픽때 보니 공식 심볼로 쓰였다.




이누이트 박물관에서 찍어둔 inuksuk에 대한 설명.




돌아오는길에 마트에 들려 저녁으로 먹을 인스턴트 음식과 음료수를 사왔다.

숙소엔 아무도 없어서 우리끼리 오븐에 데워 먹으려고 했는데

오븐은 화씨, 음식 조리법은 섭씨쓰여있는걸 몰라서 2시간 가까이 못 데우고 있다가

아줌마가 돌아와서야 부탁해서 데워 먹을 수 있었다.

밤 12시가 되서 나가봤는데 낮보다 구름이 많이 개긴 했으나

오로라는 볼 수 없었다.

계속 창문 밖으로 확인을 하고 새벽 1시, 3시에도 나가봤으나

오로라는 커녕 별도 잘 안보였다.

이렇게 못보고 떠난다고 하니 허탈감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결국 새벽 4시 반쯤 잠에 들었는데 아침 8시 반쯤 잠에서 깼다.

도저히 분하고 짜증나서 다시 잠을 잘 수 없었다.

향후 비행기 스케줄에 남은 여정들까지 머리를 아프게한다.

아침 11시. 아침을 먹는데 빵은 딱딱하고, 베이컨은 짰으며, 파인애플은 평범하고, 감자는 식어있었다.

누구에겐 가벼운 발걸음이고, 누구에겐 크나큰 사치일지도 모르는 해외여행인데

난 그 경계를 아슬아슬 줄타기를 하고 있는 심정이였다.

그런데 오로라를 보지 못하면 여행의 당위성을 찾지 못해 더 혼란스러워 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빌어먹을 오로라를 못보고 떠날 생각을 하니 오만 잡생각이 머리를 뒤덮었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게 세미가 2일 더 머무는 것을 제안했다.

애초의 계획대로라면 오늘 저녁에 기차를 타고 떠나서 에드먼튼에서 이틀을 보내는 거였는데

에드먼튼에서의 이틀을포기하고 더 있기로 한것이다.

일단 미리 구입해둔 기차표와 버스표의 스케줄을 변경해야 했다.

아줌마께 도움을 받아 버스표는 터미널에서 15$를 더 내면 스케줄 변경이 가능한걸 확인했고

기차표는 역에 가서 바꾸기로 했다.

그런데 나는 버스표를 결제는 했는데 실제 표는 아닌 예약번호만 가지고 있어서

날짜가 지난 뒤에도 발권이 가능한지 몰라 또 하나의 걱정거리가 생기긴 했다.




오후 1시. 아줌마가 개들이 있는 텐트에 가는걸 제안하셨다.

이미 허드슨 베이와 이누이트 박물관은 가봐서 더 이상 가볼곳도 없어 당연히 승낙을했다.

차를 타고 갈때 한 중년의 아저씨도 동행을 했는데

이 아저씨는 지난 1주동안 두번 오로라를 봤는데자정쯤이였다고 했다.

프랑스인들도 자정쯤에 봤다고 했는데 그때가 잘 보이는 시간인가보다.




자동차로 10분 가량 달려 도착한 텐트.




텐트 옆에는 개들이 있는데 어찌나 짖어대는지 엄청 시끄러웠다.




텐트 안에는 프랑스인 커플도 미리 와있었다.

아줌마, 아저씨는 우리에게 텐트에 있으라고 하시고 일을 하러 나가셨다.




텐트 안에 놓여있던 총




총알도 화이트보드 아래 놓여있었다.




프랑스인들은 내가 알아듣기로 1년전부터 캐나다로 와서겨울엔 스키장에서 일을 하고

스키시즌이 아닐땐 자원봉사를 하면서 지냈다고한다.

이곳에는 두달쯤 있었고 그리고 3월에 프랑스로 다시 돌아갈 생각이라고 했는데

계획을 바꿔서 이번에 우리와 같은 기차로 위니펙으로 갔다가 프랑스로 돌아갈꺼라고했다.




호수로 산책을 가자고 해서 따라나갔다.




무릅까지 푹푹 박히는 눈을 뚫고 간 여기가 호수란다.

바다가 어는데 호수쯤이야...



개들은 발도 안빠지고 좋다고 뛰어다닌다.




눈은 멀었지만 정말 잘 뛰어 다녔다.




같이 뛰어 놀았던 sound




텐트로 돌아와 몸을 녹이고 있었는데 아줌마가 같이 나무를 가지러 가자고 하셨다.

스노우 모빌에 앉아 가는데 벌써 해가 떨어지고 있었다.




숲 사이로 스노우 모빌이 다니는 길이 있었는데

거기서 바로 한발자국만 옆으로 가면 눈속으로 가라 앉았다.

키작은 사람은 다리 전체가 빠질 수 있을것같다.




아줌마는 사진찍으면서 놀고 있으라고 했으나

여태 해주신것도 감사하고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도 없어서

아저씨가 전기톱으로 베어낸 나무를 옮겨 실었다.




해가 떨어지는 반대편은 벌써 어두워 지고 있었다.




다시 텐트로 돌아가는길. 스노우 모빌을 돌릴 수도 없어 어떻게 텐트로 돌아갈까 했는데

이리저리 숲을 가로질러 나있는 길을 달려가니 신기하게 텐트 뒷쪽길로 도착했다.

물론 이곳분들은 한두번 달린길이 아니니 길을 외우고 있겠지만

그래도 큰 건물도 없고 다 똑같은 풍경에서 길을 찾아 가는게 신기했다.






짐칸 나무위에 앉아 한손으로 동영상을 찍고있는데

스노우 모빌이 덜컹 하는바람에 떨어질뻔했다.




아줌마가 또 저녁 식사에 초대해 주셨다.

특이하게 무스 고기를 먹을 수 있었는데 질감은 캔참지와 비슷했다.

완전 살코기여서 퍽퍽한건 순대의 간 같기도 하다.

무스 고기를 삶은 국물을 소스처럼 찍어 먹었다.

그리고 두 종류의 직접 구운 빵과 매쉬드 포테이토, 감자와 당근을 살짝 데친것, 캔크림 옥수수를 같이 주셨다.

아줌마가 오늘 밤에 다시 텐트에 갈꺼라고 하셨는데

세미가 우리도 같이 데려가 달라고 했다.

오늘밤은 구름도 한점 없고 달빛도약해 오로라를 보기엔 더 없이 좋은 날씨다.

저녁 9시쯤 텐트에 갔다.

잠시 눈을 붙였다가 자정쯤 일어나려고 했는데

고맙게도 스테파니가 계속 나가보며 오로라가 있는지 확인해 줬다.

아저씨와 레미, 스테파니, 세미는 술을 마시며 카드게임을 하고 놀았다.

그리고 그날도 오로라는 없었다.

새벽 4시. 눈을 떠보니 레미는 술에 취해허우적 거리고있었다.

아저씨는 텐트에 남고 우린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그런데 어제와 다르게 분하지 않다.

이틀이나 더 연장했는데 못보는건 이젠 그냥 운이 없었다고 생각 할 수밖에...

물론 여기서 오로라 여행이끝난건 아니다. 다음에 꼭 다시 오로라를 보기 위한 여행을 할것이다.

아침 8시. 잠에서 깼다. 밖을 내다보니 오늘도 하늘에 구름이 가득하다.

밤낮으로 기상이 제멋대로다.

다시 자려고 했는데 도저히 잠이 안왔다.

씻고노래도 듣다가 책도 읽어봐도 시간이 안간다.

가만히 방안에 앉아 아무것도 안하고있으니, 나중엔 '탈출'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앞으로 재스퍼까지 또 한참인데 돈만 있으면 당장 비행기를 타고가고 싶었다.

(누군가 이런곳으로 여행을 갈땐 무조건 노트북을 챙겨가길 권한다. 없으면 빌려서라도 가던가)




오목을 두는데 이렇게됐다.

나만 빼고 다들 어제 밤새 놀아서 그런가 오늘은 아침도 안주신다.

엄마가 챙겨주신 양갱을 먹었다. 귀찮다고 안받아 왔으면 큰일 날뻔했다.




오후 5시. 이젠그냥저녁먹으러 내려 오라고 하신다.

어제 먹은 무스 고기를 넣은 볶음밥과 삶은 계란, 커다란 빵을 먹었다.

볶은밥은 마치 소고기 볶은밥같은게 간도 적당하고맛있었다.

자정이 되서 밖에 나가봤는데 아침과 다르게 구름이 어느정도 개여서 별도 어느정도 보인다.

방으로 돌아와서 계속 창문밖으로 확인을 했지만 결국 오로라는 볼 수 없었다.

그렇게 처칠에서의 마지막밤이 지났다.

아침 8시 30분. 오늘도 아침에 되자 자연스럽게 잠에서 깼다.

집에 있을땐 깨우지만 않으면 점심때까지 자는데 여기선 신기할만큼 잠에서 잘깼다.

깨봐야 할것도 없는데.

오늘 기차를 타고 톰슨에 가서 버스로 갈아타야하는데

예약 날짜보다 이틀이 지난 뒤라 혹시 발권이 안되면어떻게 해야할지,

벤쿠버에서 비행기를 놓치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걱정이 한가득이다.

이럴때면 해외 여행은 패키지가 최고인것같다.

자유여행으로는 다신 해외 여행 가기 싫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침 10시. 아침을 먹는데 아줌마가 결국 오로라를 못본 우리가 안되보였는지

개썰매를 공짜로 태워 주신다고 하셨다.




아침에는 날씨가 좀 좋았다.




키우는 개들의 목록




개썰매에 연결하기전 개들 몸에 벨트를 채우는데

좋다고 개난리들이다.




썰매는 모두3대였다.

제일 많은 개들이 있는 썰매에 세미, 나, 아줌마가 타고

나머지에는 프랑스인들과 아줌마의 친구분이 타고 달렸다.

개들도 신나게 달렸고, 나도 신났다.



구름 사이로 파고드는 하늘이 정말 멋있었다.




갈림길에서는 신기하게아줌마의 명령에 따라 오른쪽, 왼쪽을 잘 찾아갔다.

말안듣고 딴길로 샐때도 있었지만...




한참을 달리다가 얼어붙은 강가위를 달려 잠시 쉬기위해 멈춰섰다.

지친 기색이 역력한 개들의 입에서는 입김이 푹푹 나왔고,

바닥의 눈을 주워먹는데 정신이 없었다.

나도 처음 10분 정도는 개썰매 타는게 신기하고 재밌었지 갈수록 손발은 꽁꽁 얼어버리고,

개들도 처음이나 신나서 열심히 달렸지 갈수록 힘들어서 속도가 느려졌다.

달리면서 눈을 주워먹는 개들도 있었는데 보고있자니 미안한 마음만 들었다.

계속 비슷한 풍경에 어디로 얼만큼 가는지도 모르겠고

나중에 장갑을 3개나 꼈는데도 손끝이 얼어버릴것 같은 기분이 드니

이건 개썰매 체험이 아니라 혹한기 수행하는 기분이였다.

오히려 내가 돈을 받고 타야할것같은 정도였다.




2시간 정도 개썰매를 타고 텐트로 돌아왔다.

개썰매가 멈추고 얼른 텐트로 들어가 몸을 녹이는데

그제서야 좀 살것같았다.




마지막날 저녁까지 챙겨주셨다.

다시 위니펙까지 가려면 제대로 못먹을것같아서

두번이나 더 가져다 먹었다.

기차시간이 다가와서 프랑스인들을 먼저 기차역에 데려다 주시고,

우릴 태워 주셨는데 갈때 먹으라고 빵도 한조각씩 챙겨 넣어주셨다.

정말 감사한 마음을 담아 게스트북에 짧은 영어로 글을 남겼다.

오후 7시. 기차에 탔다.

오후 7시 33분. 기차가 출발했다.


처칠에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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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ke88 :




<출발전>

사람마다 각자 가보고 싶은 나라나 장소, 관광지가 있을것이다.

나는 오로라를 보는것과 우주로나가보는것을 꿈꿔왔다.우주로 나가는건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오로라는 그에 비하면 비교적 쉬운일에 속했다.

그동안 구체적인 계획없이 나중에 회사에 취직하고 돈을 벌어서 보러가야겠다는 막연한 생각뿐이였다.

그러던 작년 어느날 세미와 메신저로 이야기를 하던중 오로라를 보러간다는 얘기가 나왔고, 그 얘기에 마냥 부러움뿐이였다.

엄마한테 가볍게 세미가 오로라를 보러간다는 얘기를 했을뿐인데 일이 급진전됐고, 자전거를 팔아 비행기표를 샀다.

그리고 오로라만 보기로 햇던 여행이 위니펙에서 벤쿠버까지 동행하는걸로 바뀌고 세미와 같이 가기로했던 사람들이 빠지는 바람에 나와 세미만 떠나게됐다.



<1월 16일 오후>



공항 셔틀 버스를 타고 공항을 향하는길에 삼각대를 빠뜨린것이 기억났다.

(다행히 쓸일이 없었다. 가져갔으면 무겁기만 했겠지)

오후 5시 25분. 탑승을 시작했다. 직원이 보딩패스를 확인하는데 혼자냐고 물어본다.

혼자 여행가는 사람 처음보나?




중국갈때는 2x2열의 작은 비행기였는데 이번엔 2x3x2열의 큰 비행기다.(보잉 767-300)

하지만 Upper Deck은 없다. 언제 Upper Deck이 있는 큰 비행기를 타볼까.




저녁 6시가 넘어 유도로로 가는데 어느새 해는 저물어간다.




AVOD는 각 좌석마다 제공되고 비교적 최신영화와 음악이 있었다. 그런데 아쉽게 영어 자막이 제공되지 않는다.

한국영화는 '거북이 달린다' 한편이 있었고 'Public Enemies'는 한국어 더빙이 지원됐다.

이어폰도 무료로 제공되는데 공짜답게 싸구려 음질을 자랑해서 한번 들어보고 바로 내가 가저온 이어폰을 사용했다.

저녁을 먹고 세수를 하려고 화장실에 갔는데 스튜어디스가 화장지를 갈아 끼고 있었다.

앞에서 잠시 기다리고있었는데 스튜디어스가 날 처다보며 묻는다.

"손님 키 180이세요?"

"예?..네.."

'웃음'

이게 도대체 뭐야?




잠은 못자고 이리저리 뒤척이다 보니 창문 밖 지평선에서는 태양이 눈부시게 떠오르고있다.

구름이 없어서 그런지 감히 처다보기도 힘들다.




한국 시간으로는 새벽 1시가 조금 넘은시간, 밴쿠버 시간으로 아침 6시 35분.

두번째 기내식으로 아침이 나오는데 이게 뭐 야식도 아니고 이상하다.




생각보다 비행기에서 10시간은 금방갔다.

스케줄보다 약간 빠르게 벤쿠버 현지 시간 오전 10시 35분(한국 시간 새벽 3시 35분)에 공항에 도착했다.

위니펙으로 다시 갈아타고 가야하기 때문에 짐을 찾고, 입국심사를 통과한 뒤

다시 짐을 붙이고 국내선 터미널로 이동했다.




위니펙행 비행기 탑승시간까지는 3시간 가깝게 남아 있어서 돌아다니던 중에 잡지를 파는곳을 찾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생각하기도 힘든 서핑, 보트, 비행기 관련 잡지가 이색적이였다.

MTB잡지도 있길래 사볼까 햇는데 무비위크만한 두께 밖에 안되는게 5.99$나 한다. 뭐 이렇게 비싸




동계 올림픽이 가까워저서인지 올림픽 관련 가게도 따로 있었다.

또 하나 인상적인것이 공항의 직원 대부분이 머리가 히끗한 노인분들이란 것이다.

주로 도우미 역할을 하시는것 같은데 노동 강도도 적은편이고 사회활동도 하는 모습이 좋아보였다.





한국 시간으로 새벽 5시가 넘으니 슬슬 졸리기 시작해서 게이트앞에서 앉아 자고있다가

눈을 떠보니 어느세 사람들이 탑승을 하고있었다. 부랴부랴 짐을 챙겨 비행기를 탔다.




2시간 반짜리 국내선 비행기였는데 전좌석에 AVOD가 장착되있었다.

비행기를 타고 가면서 잠깐잠깐 졸긴했는데 추워서 제대로 잠은 못잤다.




색깔이 이뻤던 프롭기




2시간 25분만에 도착한 위니펙 공항

수화물 찾는곳이달랑4개 밖에 없는 작은 공항이였다. (신청사 신축 중)




위니펙 현지 시간은 저녁 7시가 조금 넘었는데 2층에 있는 상점 중 몇몇곳은 이미 닫았고

햄버거 가게 하나가 아직 영업중이였다.

가게에 들어가서 Burger를 달라고 하니 알아듣지 못한다. 뭐가 잘못됐지? 내 발음이 이상한가?

이번엔 Hamburger라고 했더니 그제서야 알아들었다. Chickenburger도 있어서 그랬나?

하여튼 주문을 하니 내용물을 고를 수 7~8가지 정도 있었는데알아볼 수 있는게피클과 토마토, 양파뿐이다.

거기에 케찹만 뿌려서 들고 나왔다.

저 햄버거에 콜라를 포함한 가격이6.03달러.(세금포함) 이거 무서워서 돈 쓰겠나싶다.

햄버거 가게의 종업원들은 모두 동남아시아 쪽 사람들로 보였는데, 주문을 받고 계산을 해주던 아주머니가

햄버거를 싸주시면서 미소를 지어보인다.




이곳이 오늘 나의 잠자리다.(중간에 팔걸이가 없어서 얼마나 안도했는지 모른다)

세미는 다음날 아침 비행기로 도착하기때문에 따로 숙소를 잡지 않고 공항에서 자는걸 계획했다.

공항에서 잘 수 있는지 미리 인터넷을 통해 알아보긴 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공항에 사람들의 발길은 뜸해져서 혹시 내쫓기는건 아닌지 불안했다.

(참고 사이트 : http://www.sleepinginairports.net/)




머리맡에 있던 안내판. 오른쪽에 있는 언어는 도대체 어느나라 말일까?

(나중에 이누이트 박물관에 갔을때 저런 언어가 있었다. 아마 그쪽 언어인가보다)




자려고 눈을 감았지만 가방도 지켜야되고 실내가 너무 건조해서 입술이 마르고 목도 타고, 춥기까지 했다.

(내 생에 그렇게 목이 바싹 마른적은 처음이였다. 목이 너무 아파서 잠에서 몇번을 깼다)

청소기 소리도 신경을 거슬리게 했는데 넓지도 않은 공항.

한번에 청소하고 말지 몇번을 나눠서 하는지 한번 돌리고 한시간뒤에 또 돌리고, 또 돌리고.

그렇게 몇번만에 내 앞까지 청소하고 끝이났다.

스트레스로 도저히 한번에 한시간 이상을 잘 수가 없었다. 잠이 들었다가도 매시 정각이면 잠에서 깼다.

한번 깨면 바로 잠이 안와서 책을 읽고있는데 저쪽에서 자물쇠로 문을 잠그는듯한 소리가 들렸다.

눈은 책을 보고있지만 머릿속으로는 혹시 직원이 와서 나가라고 하는건 아닐지,

일단 빌어야할지내쫓기면 어딜가야할지 걱정만 됐다.

다행히 나중에 직원이 날 보고도 아무말 없는걸 보고 안심했다.

잠을 자는데 꿈에선 벌써 여행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갔다. 수십번을 깨다보니 벌써 몇날몇일이 지난기분이다.




새벽 4시. 항공사 데스크 앞에는 6시 첫 비행기를 타기위해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있었다.

어떻게 하루밤을 공항에서 보냈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공항안을 어슬렁 거리다가 자판기에서 발견해서 얼른 구입한 Monster 음료수(3.8$)

카페인 함량이 국내기준치 초과라서정식 수입이 불가하다고 알고있다.

주로 MTB영상을 통해 알게됐는데 RedBull과 비슷한 각성제 역할을 하는 음료수이다.

맛은 탄산이 강한 비타500 같았다.




내가 잤던곳.

세미가 도착 할때까지 몇시간이 더 남았는데 음료수에 껌까지 씹었더니 완전히 잠에서 깨버렸다.

책은 지겨워서 mp3p에 담아온 Amerian History X를 보는데 미국은 아녀도 캐나다에 와서 이런 영화를 보고있자니

웬지 뒷통수가 근질근질하다.

영화를 보고있는데 잠결에 봤던 금발의 직원이 지나가며

"Are you sleep enough?" 라고 물어본다.

뒤이어 뭐라고 했는데 듣지 못해서 그냥 친구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답했다.

더더욱 기분이 이상했다. 뭐라해야하나 재밌다고 해야하나? 신기하다.




세미가 탄 비행기는 WS659

비행기 도착 예정 시간이 한 시간 이내가 되자 가슴이 두근거리고 흥분 됐다.

고등학교 1학년때처음 알게된 이후 여태 딱 두번본 친구다.

그리고 앞으로 어느 친구들과 함께했던 여행보다 긴 여정을 시작할 것이다.

세미가 탄 비행기는 연착없이 딱 맞춰 도착했다.

만나면 어떻게 인사를 해야할지 많이 생각했었는데 막상 만나서는

"왔어?"

라며 어색한 웃음으로 맞이했다.

세미 가방을 찾고 공항내에 있는 커피샵에서 세미만 빵과 커피를 구입한 뒤

공항앞에서 택시를 타고 바로 위니펙 기차역으로 향했다.




꽤나오래되 보이던역사 내부

매표소에서 세미의 가방을 맡기고 난 Canrailpass와 각 구간의 표를 발권받았다.

한시간 정도를 기다리다가 12시 정각에 기차 플랫폼으로 가는 문이 열린뒤 기차에 올랐다.




기차에 탑승해보니 이미 한 사람이 탑승해 있고 뒤이어 두명의 할머니가 더 탑승하셨다.

그리고 그걸로 승객은 끝

노선이 노선인데다가 비수기다보니 승객이 정말 적었다.

정오를 조금 넘은 12시 6분. 기차가 선로를 따라 미끄러져 나가기 시작했다.




기차는 도심을 빠져 나갈때까지 속도를 내지 않고 천천히 나아갔다.




기차가 점점 외각으로 나가며 주변 풍경이 단조로워졌다.

집이 한두채씩 시야에서 사라졌다.




어느새 지평선 끝까지 인공적인 구조물이라곤 바로 밑 기찻길밖에 보이지 않았다.

우리나라와 다르게 지평선 끝까지 언덕하나 보이지 않는게 인상적이다.




머리를 안감은지어느세 하루가 지났고 앞으로 처칠까지 이틀은 더가야하는데

계속 머리를 안감을수는 없어서 샴푸와 수건을 챙겨 화장실로 갔다.

그런데 수도꼭지가 레버를 계속 당기고 있어야만 물이 나오는데다 수압도 약하다.

어떻게든 머리를 감아 보겠다고 좁은 세면대에 머리를 완전히 처박았다.

머리를 감고나니 화장실 바닥이 물으로 흥건했다. 그냥 놔두면 안될것같아 핸드타월로 물을 다 닦아냈다.

이럴줄 알았으면 공항에서 씻는건데.

개인적으로 공중화장실에서 씻는걸 꼴불견이라고 생각해서 안했는데

결국 이렇게 하게됐다.




기차가 도중에 한참을 서 있었는데 반대편에서 기차가 지나가고 나서야 다시 출발한다.

기찻길이 단선인가보다.

한동안경적을 울리면서 가기도햇는데 차단기도 없는 작은 도로때문이였다.

이 소리도 위니펙에서 멀어질수록 횟수가 줄어들었다.




로밍해간 휴대폰도 이제 신호을 잡지 못한다.




오후 5시가 겨우 넘었는데 벌써 해가 지기 시작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건물 사이로노을이 잘게 조각나 보였는데 여긴 그렇지 않다.

공항에서도 목이 아퍼 고생을 했는데 기차안도 너무 건조해서 계속 물을 마셔야만했다.

다행히 기차안에 식수를 마실수있는 곳이 있어서 물이 부족하지는 않았다.




오후 5시 40분이 넘어 저녁 식사을 하러 식당칸에 갔다.

이미 몇명의 손님들이 앉아 있었다.

메인디쉬는4가지 종류에 그 밖에 샐러드나 마실것이 있었다.




내가 시킨건...여행기를 쓰면서보니 우리나라 말로 하면 닭꼬치네.

닭 위에 소스와, 매쉬드 포테이토. 그리고 채소 약간.

이날의 첫 끼니기도 했지만 맛은 좋았다.

그리고 녹차를 함께 주문했는데 식사 마지막에 나올줄 알았던게 끝까지 안나왔다.

분명 green tea라고 했는데.

안먹어도 그만이라 그냥 왔다.

(식사 12$, tax 포함 가격)




승객이 워낙 적어서 혼자서 4 좌석을 모두 쓸수 있었다.

난방은 창틀 아래 바닥쪽에열차 맨 앞에서 뒤까지 이어져있는 라디에이터가 있었다.

휴식을 취하기위해 신발을 벗었는데 발냄새가 장난이 아니다.

화장실에가서 일단 세수를 하고 발을 씻으려는데 차마 세면대에 올려놓고 씻을순 없어서

핸드타월에 물을 묻혀 닦아 내기만햇다. 생각보다 효과가 있었다.

자리로 돌아와 책을 읽으려 했지만 조명도 밝지 않았고,

곧 객차 내부 조명이 소등되서 저녁 8시에 잠을 청했다.




새벽 2시. 기차가 The Pas역에 도착했다.

뒷쪽에 타고계시던 할머니 몇분이 내렸다.

밖이 얼마나 추울지 기대하며 나갔는데 의외로 춥질않다. 예상밖의 기온에 실망했다.

캐나다 오기 몇일전 한국에서의 한파가 훨씬 춥다.

새벽 4시 30분. 기차가 고속으로 달리지 않고 한참을 저속으로 간다.

플래쉬 라이트로 밖을 비춰보니 기차가 달리며 날리는 눈이 반짝반짝 빛난다.

하늘엔 별이 정말 많다.

아침 7시. 아직 밖은 어둡다.

빌어먹을. 히터를 껏는지 기차안이 너무 춥다. 집에서 따뜻하고 편하게 자고 싶다.




바깥 풍경은 어제와 다를게 하나도 없다. 어떻게 나무도 죄다 똑같다.




기찻길을 따라 눈밭에 온통 동물들의 발자국이 있다.

작은발자국 부터 큰 발자국까지 셀수 없이 많았다.




오전 10시 30분. Thicket Portage라는 곳에서 3명을 태웠다.

위니펙에서 처칠까지 가는 노선에는 The Pas역과 톰슨역 같은 큰 역 이외에도 이같은 작은 역이 많이 있었다.

이런 역을 다 정차하는것은 아니고 내리거나 탈사람이 있을때만 멈춰섰다. (Viarail 사이트에는 Shelter 라고 설명해 두었다)




캐나다 자체가 우리나라보다 위도가 높은데 처칠로 갈수록 극지방에 가까워저가니

대낮에도 해가 머리위까지 뜨지 않는다. 그래서 정오에도 하늘이 늦은 오후 노을같다.




The Hudson Bay 노선의 점심 메뉴판이다.

각 노선, 끼니 마다 메뉴가 달랐다.

(tax 포함 가격)




오후 1시 20분. 두번째 역인 톰슨역에 도착했다.

직원에게 물어봤을때 20분 정차한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40분정도 정차했었다.




정차해있는 동안 짐도 싣고 내린다.




이곳에서 열에서 스무명정도가 탑승했다.

처칠까진 도로가 없고 오직 기차와 비행기로만 갈수있어서 (화물선도 갈수있긴 하다)

외부에서 톰슨까지 차로 와서 기차로 갈아타고 들어가는것 같았다.




철로는 눈에 완전히 파 묻혀서 기차가 지나간 뒤에나 볼수있다.





기관차가 두대나 있다.




오후 4시 10분. 작은 마을이 보이면서 기차가 멈춰섰다.




여긴 역사는 커녕 표지판 하나도 없는곳이였다.

길 건너편 저쪽에 간판이 있길래 카메라로 줌을 해서 찍은뒤 알아 볼수있었다.

나중에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Pikwitonei라는 곳이였다.




한 아이가 스노모빌을 가지고 마중나와 있었다.




또 다시 어둠이 찾아왔다.

낮이면 똑같은 풍경이긴 해도 창밖 구경은 할수있는데 해가 져버리면 정말 한치앞도 안보일 만큼 어두워져 버린다.

그래도 혹시나 오늘 밤 오로라를 볼수있지않을지 기대된다.




오늘 저녁에는 다행히 주문한 녹차가 나왔다.

저녁 식사는 안먹어 본걸 시켰는데 생긴건 만두에 속은 매쉬드 포테이토가 들어있었다.

싱겁고 별 맛이 없어서 몇개를 남겼다.

톰슨에서 어린 아이들과 아기가 탔었는데

애들은 기차안을 동네 놀이터마냥 뛰어 다니며 숨바꼭질을 하고 아기는 밤새 울었다.

그런데 아기 엄마가 우는 아기를 크게 말리지도, 누가 와서 뭐라 불평을 늘어놓지도 않는다.

이게 캐나다의 정서인지 시골이라 관대한건지 모르겠다.

직원인 아저씨가 지나가다 멈춰서서 다짜고짜 한국에서 왔냐고 물어보신다.

누가 알려준것도 아닌데 일본인도 중국인도 아닌 한국인이냐고 먼저 물어본게 신기했다.

그렇다고 하니 "Seoul?"이라 다시 물어보셨다. 신기해서 맞다고했더니

"automobil industry 어쩌고 저쩌고"하시고 대답을 할려는 찰라 휙 가시던 길을 가버리신다.

새벽 4시 10분. 잠에서 중간중간 깰때마다 혹시 오로라가 있지 않을까 창밖을 확인하고 있었는데

지평선에서 멀지않은 하늘에 얼룩이 보인다. 

오로라인가 싶었지만 너무 희미해서 확인할 수 없었다. 




아침 7시 10분. 역 근처에 기차가 앞뒤로 왔다갔다하며 선로를 바꿨다.

아침 7시 45분. 드디어 처칠역에 도착했다.

기차 역안에 있는 공중전화로 미리 예약한 숙소에 전화를 걸었다.

몇분 뒤 아줌마가 픽업트럭을 타고 역앞으로 오셨다.




17일 오후 12시 5분 출발, 19일 아침 7시 45분 도착.

소요시간43시간 40분




위니펙에서 처칠까지 1700km.

(6은 기찻길이 아닌 위니펙에서 톰슨까지 이어진 도로)


한국에서 처칠까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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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ke8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