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는 기차역에서 5분도 안걸리는 가까운 곳에 있었다.
배가 고픈터여서 아침을 먹을수 있냐고 물어봤더니 원래 첫날은 아침이 안나오지만 주신다고 하셨다.
(숙소는 Bed & Breakfast로 잠자리와 아침식사를 제공해주는 형태다)
(1인, 하룻밤에 택스포함 84$)
1층은 주방과 거실, 주인분들의 방이 있고, 2층에 방 4개와 화장실 한개 있다.
짐을 방에 옮겨두고 샤워를 먼저했다. 따뜻한 물을 적시니 피곤이 한결 풀리는 느낌이다.
아침으로는 빵과 소세지, 파인애플 한 조각이 나왔는데, 파인애플이 내가 먹어본 어떤 것보다 달았다.
밥을 먹으며 얘기를 하는데 아줌마가 자꾸 northern light이 어쩌고 저쩌고 하신다.
난 오로라를 보러왔는데 northern light이뭐길래 자꾸 얘기하나 했다.
나중에 검색해봤는데 북미에선 오로라를 northern light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리고 아줌마가 한국인 여자는 처음 방문했다고하셨는데
나중에 게스트북에 다른 한국인 여자가 써놓은 글이 있었다.
아마 한국인인지 몰랐던 모양이다.
오늘 기온은 영하 -8°c가 조금 안되는데 하루 종일 구름이다.
아침을 먹고 세미는 안나간다고 해서 혼자 마을 구경을 나가보려는데
아줌마가 처칠 안내 책자에서 허드슨베이로 가는 길과
이누이트 박물관을알려주시며 가보라고 하셨다.
주인분들이 키우는 썰매견 중에 한마리인 isobel.
아줌마가 isobel이 나온 잡지와 신문을있다고 하셔서 읽어봤는데
5년전 눈이 멀었다고 소개돼있었다.
아침에 같이 집안에 들어왔을땐 눈이 멀었다고는 전혀 느끼지 못했었다.
여쭤보니바이러스로 인해 눈이 멀었다고 한다.
구글에서 기사를 검색해 보여주시는데 꽤 많은글이 나왔다.
눈은 멀었지만 아직 썰매도 끌수있다고 하셨다.
여행 준비를 하면서 찾아본 블로그에서 이곳날씨가 너무 추워 카메라가 정상 작동을 하지 않을정도라고 했는데
내가 갔을땐 생각한것보다춥지 않았다.
도로가 꽁꽁 얼었는데 체인을 장착한 자동차가 없었다.
온통 평지라 필요없나보다.
도로 공사할때나 볼수있는 장비들이 눈을 치우고 있었다.
허드슨 베이로 가는길에 본 강아지들.
약간 헤매서 도착한 허드슨 베이.
아줌마가 분명히 정말 아름답고 이쁠꺼라고했는데...
분명 바다인데 다 얼어 붙은 뒤눈으로 덮여있었다.
바람소리를 제외하고 한없이적막하고 고요한게 맘에 들긴했다.
나중에 숙소로 돌아가 아줌마가 어땠냐고 물어보는데 도저히 이뻤다고할순없어서
고요하고 조용한게 맘에 들었다니까 무슨 소리 하냐는 표정이셨다.
북극곰 주의 표지판.
북극곰들은 겨울엔 얼어 붙은 바다위를 걸어 북극쪽으로 간다고 한다.
날이 따뜻해지면 처칠로 오는데 그래서 처칠이 북극곰의 수도라고 불리나보다.
숙소쪽으로 돌아오며 이누이트 박물관을 찾았는데 오후 1시에서 4시 30분까지만 열어서 들어가볼 수 없었다.
허드슨 베이에서 박물관까지 거쳐 오며 동네 한바퀴를 다 돌았는데 길에서 본사람이한손으로 꼽을 정도였다.
이 동네 사람들은 다 어디있는지 모르겠다.
간혹 보이는 사람들은 기차역 앞에 있는 마트에서 물건을 사가는 사람들이였다.
잡지에서 찾은 처칠의 여름 사진.
여긴 핸드폰도 안된다. 내 로밍폰 뿐만 아니라 현지 사람들도 핸드폰을 사용 할 수 없어서
아저씨가 사냥을 나가면GPS도 들고 나가서 아줌마가 인터넷으로 위치 확인을 한다고 하셨다.
TV 방송도 딱 한 채널만 나왔다.
인터넷이 되는게 신기할 따름이다.
숙박비에 아침 식사만 포함되어 있기때문에 저녁은나가서 별도로 사먹거나 해야하는데
운이 좋게도 저녁식사에 초대해 주셨다.
저녁 메뉴는토마토 소스를 얻은 마카로니와 빵과 치즈였다.
생소한 음식이 아니여서입맛에 맞지 않는다거나 하진 않았다.
생소하다 해도 현지 음식을 먹어보는 기회도 가지면 좋은거고
식사에 초대해 주시는것만으로도 감사할뿐였다.
처음엔 나와 세미만 있는줄 알았는데 저녁식사를 하러1층에 내려가보니
프랑스인 커플이 있었다.
여자의 이름은 스테파니인데 남자 이름은 #(*_#()@?프랑스 이름은어렵다. (나중에 들어보니 레미(?)라고 부르더라)
그들은이곳에 약 두달 전 자원봉사를 하러 왔다고했다.
어떤자원봉사를 하냐고 물어봤는데 아줌마가 보충설명을 해줘도 처음 듣는 단어라서 뭔지 알수가 없었다.
대충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그리고내 이름을 못알아 듣긴 별반 차이는 없었다.
아저씨는 은이라고 불러줬고 아줌마는 자꾸 권이라고 불렀다.
프랑스인들은 오늘 새벽에 오로라를 봤었다고 해서 기대감이 컸다.
계속창문밖을 보며 하늘을 봤는데 구름이껴있었다.
밤 10시 30분. 밖에 나가서 30분 정도 서성거렸는데 숙소앞 도로에 사람은 커녕
돌아다니는 차도 한대 없고 짐밖으로 세어나오는 말소리도 들리지 않아 무섭도록 고요했다.
어디서 좀비때가 뛰어달려와도 이상하지 않을것같다.
오로라 예보 사이트에도 오늘은 오로라가 활발한 날이 아니라고 했고,
방으로 돌아와 계속 창밖으로 확인을 했으나 볼수없어서 아쉽지만 내일밤을 기약하고잠에 들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창밖을 내다봤다.
젠장. 하늘에 온통 구름이 가득한데다 눈까지 흩날린다.
아침을 먹기전 프랑스인에게 어제 오로라를 봤냐고 물어봤는데
일찍자서 못봤다고 했다.
아침은 10시가 되서 느지막히 먹었다.
에피타이저로 나온건데 빨간 열매는 직접 채취하신거라고 했다.
그리고 팬케익과 계란프라이, 소시지
팬케익에는 곡물도 같이 들어있어서 색다르고 맛도 좋았다.
캐나다에서 제일 먹어보고 싶은게 메이플 시럽이였는데 이때 먹어볼수있었다.
그런데 막상 먹어보니 많이 달진 않았다.
꿀에 비하면 메이플 시럽은 좀 맹탕이랄까? 대신 맛이 깔끔하다.
식사를 끝내고 아줌마가 오늘은 날이 따뜻해서 개썰매를 탈 수 있을꺼라고
나중에 같이 가겠냐고 물어봤는데 개썰매가 1인 94.5$(5 mile)로 10만원에 가까운돈이라
애초에 생각이 없었기에 거절하고 방으로 올라왔다.
이번엔 시간을 맞춰서 이누이트 박물관을 찾았다.
그런데 어째 박물관치고 전시물들이 비교적 근래에 만들어진것 같았다.
대부분의 전시물들이 1900년대 중반이고, 2006년에 만들어진것도 있었다.
박물관을 두리번 거리던도중 찾은 포스터.
조각할때 주의 할점이 적힌 영어 설명옆에 이누이트의 언어로 보이는 글과 조각기 판매 광고.
아마 그들이 이렇게 조각을 해서팔거나 박물관에 기부하는게아닌가싶다.
박물관에 전시물중에 2/3정도가 이런식으로 만들어진 물건들이였다.
조금은 아쉽게 느껴졌다.
체스도 있다.
박물관답게정말 오래된 것들도 있었다.
새끼 손톱보다 약간 더 큰 칼날인데 저걸로 뭘 자를 수 있긴 한가 싶었다.
부적 비슷한 역할을 했던 물건들이란다.
다양한 동물들의 박제도 있다.
이게 바다코끼리인가?
뒤에 북극곰도 있었는데 엄청나게 컸다.
사람 얼굴보다 더 큰 거미.
흡사 에어리언의 새끼(페이스 허거)가 연상된다.
이누이트의 언어가 아닌가싶다.
박물관을 나와 다시 허드슨 베이로 가는길인데 바람이 많이 불었다.
신기한건 생각보다 춥지 않은것이다.
준북극이라길래 밖에 나가면 그냥 얼어 죽는걸로만 알았는데.
이게 inuksuk이란다.
찍을땐 별 생각 없이 찍었는데나중에 벤쿠버 동계 올림픽때 보니 공식 심볼로 쓰였다.
이누이트 박물관에서 찍어둔 inuksuk에 대한 설명.
돌아오는길에 마트에 들려 저녁으로 먹을 인스턴트 음식과 음료수를 사왔다.
숙소엔 아무도 없어서 우리끼리 오븐에 데워 먹으려고 했는데
오븐은 화씨, 음식 조리법은 섭씨쓰여있는걸 몰라서 2시간 가까이 못 데우고 있다가
아줌마가 돌아와서야 부탁해서 데워 먹을 수 있었다.
밤 12시가 되서 나가봤는데 낮보다 구름이 많이 개긴 했으나
오로라는 볼 수 없었다.
계속 창문 밖으로 확인을 하고 새벽 1시, 3시에도 나가봤으나
오로라는 커녕 별도 잘 안보였다.
이렇게 못보고 떠난다고 하니 허탈감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결국 새벽 4시 반쯤 잠에 들었는데 아침 8시 반쯤 잠에서 깼다.
도저히 분하고 짜증나서 다시 잠을 잘 수 없었다.
향후 비행기 스케줄에 남은 여정들까지 머리를 아프게한다.
아침 11시. 아침을 먹는데 빵은 딱딱하고, 베이컨은 짰으며, 파인애플은 평범하고, 감자는 식어있었다.
누구에겐 가벼운 발걸음이고, 누구에겐 크나큰 사치일지도 모르는 해외여행인데
난 그 경계를 아슬아슬 줄타기를 하고 있는 심정이였다.
그런데 오로라를 보지 못하면 여행의 당위성을 찾지 못해 더 혼란스러워 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빌어먹을 오로라를 못보고 떠날 생각을 하니 오만 잡생각이 머리를 뒤덮었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게 세미가 2일 더 머무는 것을 제안했다.
애초의 계획대로라면 오늘 저녁에 기차를 타고 떠나서 에드먼튼에서 이틀을 보내는 거였는데
에드먼튼에서의 이틀을포기하고 더 있기로 한것이다.
일단 미리 구입해둔 기차표와 버스표의 스케줄을 변경해야 했다.
아줌마께 도움을 받아 버스표는 터미널에서 15$를 더 내면 스케줄 변경이 가능한걸 확인했고
기차표는 역에 가서 바꾸기로 했다.
그런데 나는 버스표를 결제는 했는데 실제 표는 아닌 예약번호만 가지고 있어서
날짜가 지난 뒤에도 발권이 가능한지 몰라 또 하나의 걱정거리가 생기긴 했다.
오후 1시. 아줌마가 개들이 있는 텐트에 가는걸 제안하셨다.
이미 허드슨 베이와 이누이트 박물관은 가봐서 더 이상 가볼곳도 없어 당연히 승낙을했다.
차를 타고 갈때 한 중년의 아저씨도 동행을 했는데
이 아저씨는 지난 1주동안 두번 오로라를 봤는데자정쯤이였다고 했다.
프랑스인들도 자정쯤에 봤다고 했는데 그때가 잘 보이는 시간인가보다.
자동차로 10분 가량 달려 도착한 텐트.
텐트 옆에는 개들이 있는데 어찌나 짖어대는지 엄청 시끄러웠다.
텐트 안에는 프랑스인 커플도 미리 와있었다.
아줌마, 아저씨는 우리에게 텐트에 있으라고 하시고 일을 하러 나가셨다.
텐트 안에 놓여있던 총
총알도 화이트보드 아래 놓여있었다.
프랑스인들은 내가 알아듣기로 1년전부터 캐나다로 와서겨울엔 스키장에서 일을 하고
스키시즌이 아닐땐 자원봉사를 하면서 지냈다고한다.
이곳에는 두달쯤 있었고 그리고 3월에 프랑스로 다시 돌아갈 생각이라고 했는데
계획을 바꿔서 이번에 우리와 같은 기차로 위니펙으로 갔다가 프랑스로 돌아갈꺼라고했다.
호수로 산책을 가자고 해서 따라나갔다.
무릅까지 푹푹 박히는 눈을 뚫고 간 여기가 호수란다.
바다가 어는데 호수쯤이야...
개들은 발도 안빠지고 좋다고 뛰어다닌다.
눈은 멀었지만 정말 잘 뛰어 다녔다.
같이 뛰어 놀았던 sound
텐트로 돌아와 몸을 녹이고 있었는데 아줌마가 같이 나무를 가지러 가자고 하셨다.
스노우 모빌에 앉아 가는데 벌써 해가 떨어지고 있었다.
숲 사이로 스노우 모빌이 다니는 길이 있었는데
거기서 바로 한발자국만 옆으로 가면 눈속으로 가라 앉았다.
키작은 사람은 다리 전체가 빠질 수 있을것같다.
아줌마는 사진찍으면서 놀고 있으라고 했으나
여태 해주신것도 감사하고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도 없어서
아저씨가 전기톱으로 베어낸 나무를 옮겨 실었다.
해가 떨어지는 반대편은 벌써 어두워 지고 있었다.
다시 텐트로 돌아가는길. 스노우 모빌을 돌릴 수도 없어 어떻게 텐트로 돌아갈까 했는데
이리저리 숲을 가로질러 나있는 길을 달려가니 신기하게 텐트 뒷쪽길로 도착했다.
물론 이곳분들은 한두번 달린길이 아니니 길을 외우고 있겠지만
그래도 큰 건물도 없고 다 똑같은 풍경에서 길을 찾아 가는게 신기했다.
짐칸 나무위에 앉아 한손으로 동영상을 찍고있는데
스노우 모빌이 덜컹 하는바람에 떨어질뻔했다.
아줌마가 또 저녁 식사에 초대해 주셨다.
특이하게 무스 고기를 먹을 수 있었는데 질감은 캔참지와 비슷했다.
완전 살코기여서 퍽퍽한건 순대의 간 같기도 하다.
무스 고기를 삶은 국물을 소스처럼 찍어 먹었다.
그리고 두 종류의 직접 구운 빵과 매쉬드 포테이토, 감자와 당근을 살짝 데친것, 캔크림 옥수수를 같이 주셨다.
아줌마가 오늘 밤에 다시 텐트에 갈꺼라고 하셨는데
세미가 우리도 같이 데려가 달라고 했다.
오늘밤은 구름도 한점 없고 달빛도약해 오로라를 보기엔 더 없이 좋은 날씨다.
저녁 9시쯤 텐트에 갔다.
잠시 눈을 붙였다가 자정쯤 일어나려고 했는데
고맙게도 스테파니가 계속 나가보며 오로라가 있는지 확인해 줬다.
아저씨와 레미, 스테파니, 세미는 술을 마시며 카드게임을 하고 놀았다.
그리고 그날도 오로라는 없었다.
새벽 4시. 눈을 떠보니 레미는 술에 취해허우적 거리고있었다.
아저씨는 텐트에 남고 우린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그런데 어제와 다르게 분하지 않다.
이틀이나 더 연장했는데 못보는건 이젠 그냥 운이 없었다고 생각 할 수밖에...
물론 여기서 오로라 여행이끝난건 아니다. 다음에 꼭 다시 오로라를 보기 위한 여행을 할것이다.
아침 8시. 잠에서 깼다. 밖을 내다보니 오늘도 하늘에 구름이 가득하다.
밤낮으로 기상이 제멋대로다.
다시 자려고 했는데 도저히 잠이 안왔다.
씻고노래도 듣다가 책도 읽어봐도 시간이 안간다.
가만히 방안에 앉아 아무것도 안하고있으니, 나중엔 '탈출'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앞으로 재스퍼까지 또 한참인데 돈만 있으면 당장 비행기를 타고가고 싶었다.
(누군가 이런곳으로 여행을 갈땐 무조건 노트북을 챙겨가길 권한다. 없으면 빌려서라도 가던가)
오목을 두는데 이렇게됐다.
나만 빼고 다들 어제 밤새 놀아서 그런가 오늘은 아침도 안주신다.
엄마가 챙겨주신 양갱을 먹었다. 귀찮다고 안받아 왔으면 큰일 날뻔했다.
오후 5시. 이젠그냥저녁먹으러 내려 오라고 하신다.
어제 먹은 무스 고기를 넣은 볶음밥과 삶은 계란, 커다란 빵을 먹었다.
볶은밥은 마치 소고기 볶은밥같은게 간도 적당하고맛있었다.
자정이 되서 밖에 나가봤는데 아침과 다르게 구름이 어느정도 개여서 별도 어느정도 보인다.
방으로 돌아와서 계속 창문밖으로 확인을 했지만 결국 오로라는 볼 수 없었다.
그렇게 처칠에서의 마지막밤이 지났다.
아침 8시 30분. 오늘도 아침에 되자 자연스럽게 잠에서 깼다.
집에 있을땐 깨우지만 않으면 점심때까지 자는데 여기선 신기할만큼 잠에서 잘깼다.
깨봐야 할것도 없는데.
오늘 기차를 타고 톰슨에 가서 버스로 갈아타야하는데
예약 날짜보다 이틀이 지난 뒤라 혹시 발권이 안되면어떻게 해야할지,
벤쿠버에서 비행기를 놓치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걱정이 한가득이다.
이럴때면 해외 여행은 패키지가 최고인것같다.
자유여행으로는 다신 해외 여행 가기 싫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침 10시. 아침을 먹는데 아줌마가 결국 오로라를 못본 우리가 안되보였는지
개썰매를 공짜로 태워 주신다고 하셨다.
아침에는 날씨가 좀 좋았다.
키우는 개들의 목록
개썰매에 연결하기전 개들 몸에 벨트를 채우는데
좋다고 개난리들이다.
썰매는 모두3대였다.
제일 많은 개들이 있는 썰매에 세미, 나, 아줌마가 타고
나머지에는 프랑스인들과 아줌마의 친구분이 타고 달렸다.
개들도 신나게 달렸고, 나도 신났다.
구름 사이로 파고드는 하늘이 정말 멋있었다.
갈림길에서는 신기하게아줌마의 명령에 따라 오른쪽, 왼쪽을 잘 찾아갔다.
말안듣고 딴길로 샐때도 있었지만...
한참을 달리다가 얼어붙은 강가위를 달려 잠시 쉬기위해 멈춰섰다.
지친 기색이 역력한 개들의 입에서는 입김이 푹푹 나왔고,
바닥의 눈을 주워먹는데 정신이 없었다.
나도 처음 10분 정도는 개썰매 타는게 신기하고 재밌었지 갈수록 손발은 꽁꽁 얼어버리고,
개들도 처음이나 신나서 열심히 달렸지 갈수록 힘들어서 속도가 느려졌다.
달리면서 눈을 주워먹는 개들도 있었는데 보고있자니 미안한 마음만 들었다.
계속 비슷한 풍경에 어디로 얼만큼 가는지도 모르겠고
나중에 장갑을 3개나 꼈는데도 손끝이 얼어버릴것 같은 기분이 드니
이건 개썰매 체험이 아니라 혹한기 수행하는 기분이였다.
오히려 내가 돈을 받고 타야할것같은 정도였다.
2시간 정도 개썰매를 타고 텐트로 돌아왔다.
개썰매가 멈추고 얼른 텐트로 들어가 몸을 녹이는데
그제서야 좀 살것같았다.
마지막날 저녁까지 챙겨주셨다.
다시 위니펙까지 가려면 제대로 못먹을것같아서
두번이나 더 가져다 먹었다.
기차시간이 다가와서 프랑스인들을 먼저 기차역에 데려다 주시고,
우릴 태워 주셨는데 갈때 먹으라고 빵도 한조각씩 챙겨 넣어주셨다.
정말 감사한 마음을 담아 게스트북에 짧은 영어로 글을 남겼다.
오후 7시. 기차에 탔다.
오후 7시 33분. 기차가 출발했다.
처칠에서. 끝.